Keuleiji Leobeu (2022–…): Season 1, Episode 9 - Episode #1.9 - full transcript
After they kissed, Go Jin and Si Na's hearts flutter. Go Jin speaks rudely to Si Na because of Soo Yeong.
[주제곡]
[차 문이 탁 열린다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멀어지는 발걸음]
[헛기침]
(고진) 처음 해 봐요?
키스
[익살스러운 음악]
아, 아니요, 해 봤거든요!
그러니까
(고진) 그러니까 우린 각자
역할에 따른 쇼를 한 것뿐입니다
[익살스러운 음악]
한마디로 쇼타임
쩝
쇼를 했으니 대가를 지불해야겠죠
난 상식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서
음…
빚 탕감으로 하죠
1억, 어때요?
세상에서 가장 비싼 3초
[어이없는 숨소리]
저기…
(고진) 물론 사과도 필요하시겠죠
계약서에 따라 을은 갑의 충실한
약혼녀 역할 이행을 약속했고
약혼녀임을 알려야 했던
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입니다
결코 갑은 을의 인권을 침해하거나
모욕을 줄 의사가 없었으며
만약 을이 갑의 의도와는 무관하게
모욕을 받았다면
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
[신아의 어이없는 숨소리]
[차 문이 달칵 열린다]
[한숨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성난 숨소리]
"주차장"
[떨리는 숨소리]
사과는
그렇게 하는 게 아니지 않나요?
[한숨]
이렇게 하는 거죠
미안합니다
[잔잔한 음악]
내 실수였어요
[당황한 숨소리]
(고진) 인사하세요
내 약혼녀 이신아 씨
[물을 조르르 따른다]
알고 있었어, 노 대표 약혼?
왜 얘기 안 했어?
죄송합니다
사발모 참석 이후에
말씀드리려 했습니다
약혼녀가 비서라는 것도 알았어?
그건 정말 몰랐습니다
알았어, 그만 가 봐
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
좀 더 있고 싶어
네
[문이 달칵 열린다]
[문이 달칵 닫힌다]
[휴대전화 진동음]
네
경찰서요?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(수영) 비서님…
회장님께서 이렇게
전하시라고 하셨습니다
아버지가요?
(비서) 다음에는 학력 위조로
끝나지 않는다고
그놈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고
그리고 결혼 날짜도 정해졌다고
전하라 하셨습니다
약혼자님 내일
한국에 들어오신답니다
[무거운 음악]
[사이렌 소리]
내가 그런 거 아니야
나 속인 적 없어, 나…
나 학력 위조 같은 거 한 적 없어
알아, 네가 안 그런 거
(수영) 나 너 믿어, 근데
더는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
그게 무슨 말이야?
나 결혼해
결혼할 사람이 있어
- 뭐?
- (수영) 너랑 나
이제 꿈에서 깨야 될 시간이야
(수영) 처음부터
잘못된 만남이었어
우린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
너랑 같이 있으면
내 인생에도 꼬리표처럼
따라다니겠지?
'학력 위조한 거짓 강사 노고진'
'고졸 사기꾼' 말이야
나 사기꾼 같은 거 아니야!
(수영) 오늘까지야
너와 이 비를 함께 맞는 건
[고진의 다급한 숨소리]
안 돼, 못 헤어져
(고진) 이러지 마, 수영아
놔 줘
안 돼, 못 놔
나…
너 없이 못 살아
[떨리는 숨소리]
(수영) 아니
너 나 없이도 잘 살 거야
너 원래 혼자잖아
우리 쿨하게 헤어지자
[수영의 떨리는 숨소리]
[흐느낀다]
[달그락]
내가 널 어떻게 지켰는데
(수영) 괜찮아
[떨리는 숨소리]
넌 날 기억하게 될 거고
우린 다시 사랑하게 될 거니까
[신아의 못마땅한 숨소리]
[익살스러운 음악]
[한숨 쉬며] 그래
쇼야, 쇼
(신아) 다 연기야
그거 말고 뭐가 더 있어?
[숨을 깊게 들이쉰다]
[한숨]
아니, 근데 거기서
돈 얘기가 왜 나와?
'빚 탕감'이 왜 나오는데?
뭐, 세상에서 가장 비싼 3초? 참…
아, 진짜 사람을 뭐로 보고!
[계수기 작동음]
[계수기 알림음]
[쾅]
[쓸쓸한 음악]
빚만 갚으면 되지
1억이나 탕감해 줬는데
씨…
[떨리는 숨소리]
아니, 그래도 사과를 먼저 나…
한테 했네?
어, 너무 잘했지, 사과
[한숨 쉬며] 근데 왜 이렇게
화가 나지?
[떨리는 숨소리]
[잔잔한 음악]
(고진) 미안합니다, 내 실수였어요
'실수'…
[한숨 쉬며] 실수 맞지
화…
많이 났을까?
[숨을 들이켠다]
아, 또 왜
빚 탕감 얘기를 해 가지고, 씨
[한숨]
[고진이 숨을 후 내뱉는다]
[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]
[신비로운 음악]
어?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[옅은 한숨]
[심장 박동 소리가 커진다]
[거친 숨소리]
[잔잔한 음악]
뭐야…
왜 이래? 뭐야, 이거
[떨리는 숨소리]
[한숨]
[한숨]
[한숨]
[옅은 한숨]
[문이 탁 닫힌다]
[하품하며] 아침부터 뭐 해?
(옥희) [놀라며] 백화점에서
또 질렀어?
(신아) 아니, 이거 돌려줘야 돼
왜 돌려줘?
[놀라며] 야, 나 늦겠다
나 먼저 씻을게
[옥희의 의아한 신음]
돌려준다고?
[문이 탁 닫힌다]
[코웃음 치며] 말이 되는
소리 해라
또 기부하려는 거 내가 모를까 봐?
이번에는 절대로 안 되지
[옥희의 들뜬 탄성]
이쁘다
내일 오디션 때 써야지
[옅은 탄성]
- (직원) 안녕하십니까?
- (황 씨) 안녕하십니까?
아니, 저 양반이 오늘은
왜 혼자 내리지?
[고진의 헛기침]
[쓸쓸한 음악]
[다가오는 발걸음]
(신아) 안 들어가세요?
[깜빡거리는 효과음]
[익살스러운 음악]
[고진의 놀란 탄성]
[신아의 놀란 탄성]
[고진의 놀란 숨소리]
(고진) [놀라며] 아, 아니, 아니
왜 거기에 있습니까?
네?
[놀란 숨을 들이켜며] 그리고
왜 이렇게 늦어요?
비서의 기본 자세는
그, 정확히 출근 시간을 지키고
(고진) 그러는 거 아닙니까?
제때 딱, 딱! 어?
이래서 언제 빚을 다 갚나?
아, 대표님이 먼저 출근하신다고
저한테 문자 한 통이라도 주셨으면
제가 댁까지 안 갔을 거고
그러면 더 일찍 출근했을 겁니다
그리고 출근 시간
아직 20분이나 남았습니다
비서한테 출근 시간이
어디 있어요?
[당황한 숨소리]
[문이 탁 닫힌다]
(고진) 거기서 왜 또
빚 얘기를 꺼내, 왜!
[노크 소리]
[고진의 다급한 숨소리]
[고진의 헛기침]
뭐죠?
사교육 발전 모임 때 입었던
옷, 구두, 액세서리입니다
그래서요?
돌려드리는 겁니다
[숨을 들이켜며] 내가 언제
이걸 돌려…
그래서 지금 나보고 이걸
들고 가라는 겁니까?
(고진) 세상에, 어느 을이 갑한테
이렇게 일을 시키나?
[한숨]
제가 댁에 갖다 놓겠습니다
(고진) 잠깐
이것도
집에서 읽을 거니까
[한숨]
[상자를 쿵 내려놓는다]
왜요?
뭐, 불만 있습…
[책상을 쾅 내리친다]
[잔잔한 음악]
[음악이 뚝 끊긴다]
머리카락이요
[닭 울음소리 효과음]
(신아) 옷에 붙어 있었습니다
근데 눈은 왜 감으세요?
아, 아니, 그…
눈에 뭐가 들어가서
그럼…
[신아의 힘겨운 신음]
[문이 탁 열린다]
[문이 탁 닫힌다]
[한숨 쉬며] 아, 쪽팔려
[노크 소리]
[문이 달칵 열린다]
형
[문이 탁 닫힌다]
[마우스 휠 조작음]
[마우스 클릭음]
(희철) 아, 그런 얘기가 있던데
스파이
[은정의 놀란 헛기침]
(차배와 미쉘) 스파이?
[은정의 헛기침]
[흥미진진한 음악]
박 대표 스파이가 고탑에 있대
(희철) 그 스파이가
노 대표 문제집을 빼돌렸다는 거지
(차배) 에이, 설마
그래, 그건 좀 오버다
오버인지 아닌지는 보면 알지, 어?
어쨌든 뭐
곧 조사하면 나오지 않겠어?
(희철) 노 대표가 가만히
당하고 있을 위인이 아니잖아
자기 연구 팀부터
아작을 내겠지, 에헴!
어머, 어디 아프세요?
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?
[당황한 웃음]
[떨리는 목소리로] 아니에요
누가 보면 오해하겠어요
[미쉘의 웃음]
말이면 다인 줄 알아요?
[가쁜 숨소리]
오해는 무슨 오해요
(은정) [떨리는 목소리로]
너무하네, 진짜
(조교) 실, 실장님!
[문이 탁 닫힌다]
[직원들이 술렁인다]
(미쉘) 아니, 나는 병자라고
오해하겠다는 건데
[소리치며] 왜 화를 내?
아유, 그냥, 입조심 좀
(희철) 창백한 사람한테
아프다는 건 아니지
그, 쉘리 씨가 내가 봐도
좀 심했어
(미쉘) 아, 아…
[희철의 한숨]
- (미쉘) 참…
- (희철) 아, 맞다
그, 쉘리 씨
버지니아 주립대 나왔다 그랬지?
네, 뭐…
[어색한 웃음]
근데 왜요?
아, 아니, 내 그, 조카가
거기 지원을 한다 그래 가지고
[어색하게 웃으며] 그래요?
내가 뭐 궁금한 거 있으면
내가 우리 쉘리 씨한테
단도직입적으로 내가 물어볼게
(미쉘) 음, 네
[차배의 웃음]
버지니아에 우리 친척 살아
나한테 물어봐
(희철) 넌 버짐이나 지워
- (차배) 에이, 정말…
- (희철) 버짐이 너무 피었어
- (희철) 범벅이야
- (차배) 아유, 그거…
[문이 탁 닫힌다]
[의미심장한 음악]
[한숨]
(고진) 널 봤어
(세기) 응?
[무거운 효과음]
[어두운 음악]
(고진) 내가 본 사람이 정말
세기 네가 맞는지
수백 번, 수천 번 생각했어
차라리 진짜 기억 상실이고 싶어
이건 너무 끔찍한 악몽이니까
왜 그랬어?
도대체 왜…
날 봤다고?
[떨리는 목소리로] 너…
출근하는 거 봤다고
아
[살짝 웃는다]
차 마시자
무슨 일이야?
(세기) 응
형도 일품에듀 기사 봤지?
그 사건에 대해서
형이 뭔가 아는 게 있나 싶어서
쓰읍, 형이 만든 교재가
유출된 게 분명한데
[피식 웃으며] 어떻게 그렇게
오류가 많을 수가 있지?
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
나는 기억 상실인데
그렇지
[세기가 숨을 쓰읍 들이켠다]
참, 그때 형이 그랬잖아
음, 뭔가 엄청 재밌는 일이
벌어질 것 같다고
(세기) 그래서 사발모에
꼭 가고 싶다고
쓰읍, 그 말이 이상하게
머릿속에서 떠나지가 않더라고
마치 형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
다 알고 있는 사람 같은
느낌이랄까?
[의미심장한 음악]
[살짝 웃는다]
그럴 리가
[옅은 한숨]
[문이 탁 닫힌다]
수고하세요
들어가세요
[종이 넘기는 소리]
[한숨]
[통장을 툭 던진다]
[문이 탁 열린다]
[세기의 옅은 한숨]
이게 뭡니까?
내 전 재산 다 털어 왔으니까
이제 대표님이 나 책임지세요
[밝은 음악]
[고진의 헛기침]
(세기) 커피 드세요
[고진의 힘겨운 신음]
(고진) '생큐'
[세기의 깊은 한숨]
[마우스 클릭음]
(고진) 자, 그러면 이제
극대와 극소를 찾기 위해서
f'(x)의 그래프의 개형을
그려 보겠습니다
익스포넨셜 x를 제외하고…
(세기) 형, 잠시만
(세기) 준비됐어?
간다
형, 형, 형!
[세기의 신난 웃음]
- (고진) [놀라며] 어, 어!
- (세기) 됐다!
(고진) 됐어, 됐어!
됐다, 우와, 와!
[세기의 신난 웃음]
[소리가 울린다]
- (고진) 됐어!
- (세기) 아, 역시 우리가 해냈다!
[고진과 세기의 웃음]
[의미심장한 음악]
(고진) 처음부터 다 거짓이었을까?
왜…
[떨리는 숨소리]
도대체 왜…
[슬픈 음악]
[흐느낀다]
[문이 달칵 열린다]
[고진의 흐느끼는 숨소리]
대표님
대표님, 괜찮으세요?
(고진) [흐느끼며] 10초만…
[떨리는 목소리로] 아니…
1분만…
[떨리는 숨소리]
[불안한 숨소리]
[의자가 끌린다]
"고탑"
[은정의 다급한 숨소리]
(조교) 실장님, 어디 가세요?
(은정) 어, 나 몸이 안 좋아서
조퇴하니까 그렇게 알아
[은정의 놀란 탄성]
(세기) 마 실장님
잠깐 얘기 좀 하실까요?
[긴장한 숨소리]
(세기) 저는 마 실장님 이해합니다
실장님께서 얼마나 촉망받는
강사였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
아마 결혼으로
그만두지 않으셨다면
지금쯤 엄청난
일타강사가 되셨겠죠
하지만 결혼 후 경력도 단절되시고
강사가 아니라 조교로서
다시 이곳에 돌아오신 그 마음이
얼마나 서글프셨을지
너무 이해가 됐어요
[훌쩍인다]
게다가 엄마로서
아들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
전남편의 빚까지
떠안으셔야 했으니까요
저는 그 누구도
이번 일로 마 실장님을
손가락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
마 실장님 고통의 십분의 일
아니, 만분의 일도 모르니까요
[울음]
[은정이 흐느낀다]
[훌쩍이며] 저도 일부러
그러려던 건 아니에요
맨날 빚쟁이들이 돈 달라고 하는데
돈은 없고
정말 뭐라도 해야 했어요
(은정) 그때 마침 박 선배님이
일품에듀에서
강사를 시켜 주신다고…
저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
[울먹이며 호응한다]
하지만 노 대표님은
[어두운 음악]
절대 용서하지 않으시겠죠
[겁먹은 숨소리]
[흐느낀다]
(세기) 마 실장님
실장님께서 저를 도와주신다면
저도 실장님을 돕겠습니다
예?
[놀란 숨을 들이켠다]
[마우스 휠 조작음]
[양태의 탄성]
으악, 악!
[성난 숨소리]
(박 조교) 교재를 전부
환불 조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
[익살스러운 음악]
환불, 환불?
전부 다?
예
마 실장, 마 실장, 마 실장
이 멍청이, 이 멍청이!
마 실장 어디 갔어?
당장 오라 그래, 당장!
[문이 달칵 열린다]
(은정) 선배님?
(양태) [놀라며] 어?
진짜 왔어, 진짜!
[양태의 놀란 숨소리]
(은정) 저…
그, 제가…
[난감한 숨소리]
[양태의 웃음]
[양태의 웃음]
(양태) 어머, 호랑이도 제 말 하면
온다더니, 어흥!
이제 어떡해?
이 피해를 어떻게 할 거야?
어? 입이 있으면 말을 해!
어? 말을 해 보라고!
[문이 달칵 열린다]
[양태의 놀란 탄성]
[양태의 가쁜 숨소리]
[문이 탁 닫힌다]
마은정, 너!
(세기) 안녕하세요, 대표님?
고탑교육 부대표 오세기입니다
아, 마 실장님은
그만 가셔도 좋습니다
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
[떨리는 목소리로] 선배님
전 최선을 다했어요!
(양태) 가지 마, 마 실장! 씨…
[문이 탁 닫힌다]
(세기) 잠시 비켜 주시겠습니까?
(박 조교) 아…
예
(세기) 이야, 사무실 좋네요
마 실장님께 다 들었습니다
몰라, 난 몰라
증거 있어, 어?
내가 가져갔다는 증거 있냐고!
증거라는 건
조사하면 다 나오는 거죠
이것들이 어디서 개수작질들이야!
(양태) 야, 넌 빠져
노고진 그 청소부 양아치
그 새끼 오라 그래!
제가 빠지면 박 대표님께
좋을 게 없을 것 같은데요?
(세기) 노 대표님 성정 아시죠?
소송전이 벌어질 텐데
감당할 수 있으실까요?
[의미심장한 음악]
저희는 이미
마 실장님의 자백을 확보했는데
[살짝 웃는다]
하지만 박 대표님과 제가
좋은 친구가 된다면
그런 불행한 일은
발생하지 않겠죠?
- (은희) 샌드위치 나왔습니다
- (신아) 감사합니다
(은희) 안녕히 가세요
(혜선) 쟤 뭔가 달라 보인다
(은희) 그렇지?
아니, 전에는 애가
떠다니는 먼지처럼
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 나더니
지금은 뭔가 되게 있어 보여
쓰읍, 막, 아우라가 느껴진달까?
네, 청담동 사모님 같아요
(소라) 아, 완전 고급져요
[소라의 설레는 숨소리]
안 무거워요? 내가 들어 줄까요?
수영 씨!
[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수영) 우리 그날 많이 놀랐죠?
(신아) [웃으며] 네
신아 씨가
노 대표님 약혼녀일 줄은 몰랐어요
아, 죄송해요
(수영) 아, 뭐가 죄송해요
나도 백에듀 대표라고
말 안 했는데
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(수영) 이 여자 어디가 좋았니?
왜, 왜요?
나 첫사랑을 만났어요
첫사랑이요?
(신아) 아, 그때
빌려주신 원피스, 그분?
네
그 사람 만나기 위해서
12년을 기다렸거든요
12년이나요?
[놀라며] 우와! 진짜 멋있으시다
근데
그 남자한테 약혼녀가 있어요
(수영) 혼자서 얼마나
외로웠겠어요
근데 막상 그 사람 옆에
다른 여자가 있는 걸 보니까
가슴이 너무 아팠어요
게다가 그 여자
내가 아는 여자였거든요
진짜요?
신아 씨라면 어쩌겠어요?
당연히 포기하면 안 되죠!
내일 당장
내가 죽을 수도 있잖아요
'내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'
좋은 말이네요
(수영) 맞아요, 나…
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
그 사람 포기 안 할 거예요
그 사람만이 날
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까
네, 저도 응원할게요, 파이팅!
[고진의 한숨]
[힘겨운 숨소리]
(신아) 약 드세요
아프면 빚은 언제 다 받나요?
[잔잔한 음악]
[고진이 흐느낀다]
[피식 웃는다]
[휴대전화 진동음]
[의미심장한 음악]
(세기) 자
[탁]
(양태) 으음, 아직은 아니지
저를 못 믿으시는군요?
노차반의 꼬붕이를 어떻게 믿나?
조력자는 보통 그 꼬붕이죠
[양태의 웃음]
[세기가 피식 웃는다]
[양태의 힘주는 소리]
이게 뭐야?
(세기) 싱크아카데미 장 대표님이
오늘내일하시잖아요
장 대표님 쓰러지시고
노 대표님이 싱크아카데미를
인수 합병 하기 위해
6개월 동안 공들인
인수 합병 조건입니다
참고하시면 일품에듀가
싱크아카데미를
가져갈 수도 있겠죠?
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?
[핸드 브레이크 조작음]
[차 문이 탁 열린다]
[다가오는 발걸음]
[안전벨트를 딸깍 푼다]
[신아의 옅은 한숨]
[한숨]
이거 어디에 둘까요?
(고진) 뭐, 저기 아무 데나 둬요
(신아) 전 그만 퇴근하겠습니다
냉장고에 반찬 만들어 놨으니까
덜어서…
하루 지난 반찬 안 먹어요
다 새로 하세요
[밝은 음악]
[한숨]
저, 그럼 퇴근하겠습니다
(고진) 잠깐
그럼 설거지는 누가 해요?
내가 하나?
제가 해야죠
[접시가 달그락거린다]
(신아) 그럼 퇴근하겠습니다
(고진) 벌써 간다고요?
네?
아니, 지금 거실이 지금 이렇게
더러운데 어디를 갑니까?
빨리 청소하세요
지금이요?
네, 지금, 당장, 바로
(신아) 다 했습니다
(고진) 드레스 룸은요?
난 드레스 룸이 더러우면
잠을 못 자
[한숨 쉬며] 네
다 했습니다
[한숨]
(고진) 서재도 더러워요
난 서재가 더러우면 잠을 못 자
(신아) 서재도 치웠고요
침실도 치웠고요
화장실도 치웠어요
그리고 지금 11시가 넘었습니다!
언제 그렇게 됐지?
[헛기침하며] 그런 정신 상태로
언제 빚을 다 갚나?
(고진) 그리고 앞으로는 12시까지
퇴근 못 하니까
준비 딱 하고 오세요
[문을 탁 닫는다]
치, 그놈의 돈, 돈, 돈! 진짜…
중요한 게 돈밖에 더 있겠어?
[문이 드르륵 열린다]
(신아) 어디 가세요?
콜라 사러요
콜라요?
콜라 안 좋아하시잖아요
안 좋아하면 먹으면 안 됩니까?
뭐 해요? 안 가요?
아… 네, 가요
[한숨]
콜라 사러 안 가세요?
[작은 목소리로] 뭐야…
[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]
(신아) 그럼…
[고진의 헛기침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자동차 엔진음]
(신아) 왜 안 가?
아, 집중
한번 집중하면
지구가 세 쪽이 나도 모르지
[잔잔한 음악]
이 집이 이렇게 컸나?
[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[버튼 조작음]
드세요
고맙습니다
사실 노 대표님 기다렸어요
하실 말씀 있으시면
전화로 하시지 그러셨어요
(고진) 약혼녀가 불편해할까 봐
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는 거
별로거든요
신아 씨가 질투가 많은가 봐요?
나 신아 씨랑 친구예요
그래서 사실 그날 많이 놀랐어요
신아 씨가 노 대표님 약혼녀라서
강릉에서 처음 만났는데
제 첫사랑이 준 원피스까지
빌려준 사이거든요
[살짝 웃는다]
보통 인연은 아니죠?
참, 이번 주말에
다 같이 저녁 식사 어때요?
두 분 약혼 축하해 드리고 싶은데
그날이 제 생일이기도 하고요
생일이시라고요?
네
생일인데 거절하진 않으실 거죠?
좋습니다
약혼녀랑 같이 가죠
제가 좋은 곳으로 모실게요
75도, 확인했습니다
(고진) 이신아 씨
주말 저녁 시간 비워 두세요
네?
같이 저녁 먹읍시다
- 저요?
- (고진) 네
왜, 왜요?
백수영 씨가 초대했어요
아…
네?
(신아) 아니, 그러면
수영 씨 앞에서
또 약혼녀 연기를 하라는 거예요?
왜, 싫어요?
- 싫죠, 당연히!
- (고진) 아니, 왜 싫어요?
나처럼 잘생기고 똑똑하고 돈 많은
그런 멋진 남자 약혼녀
연기하는 게 왜 싫어요, 왜?
[작은 목소리로] 아유
저 왕자병, 진짜…
아, 죄송하지만 전 안 가겠습니다
백 대표님께는 제가 연락드릴게요
[고진이 숨을 깊게 들이켠다]
(고진) '계약서 제2조'
[익살스러운 음악]
'갑에 대한 금전적 채무에 대해'
'을은 갑의 인질이 되어
노동으로 상계한다'
그 첫 번째
'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
약혼녀 연기와 역할 수행을'
'성실히 임한다'
벌써 잊었어요?
그런 정신으로 언제 빚은 다 갚나?
[한숨]
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신아) 근데 저희밖에 없네요?
두 분 위해서 제가 빌렸어요
여기를 다요?
(수영) 네
우와…
두 분은 여기 처음 오세요?
네
네, 처음이에요
아…
(고진) 재벌이라
스케일이 다르시네요
부담스러워서
밥 먹다가 체하겠어요
재벌이라서가 아니라
제 마음이죠
(수영) 이 집에서 제일
유명한 메뉴로 미리 주문했어요
맛있게 먹어요
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
잘 먹겠습니다
양파 빼 달라고 했는데…
왜요?
양파 싫어하잖아요
(고진) 아, 예전에는
그랬다고 하더라고요
근데 지금은 잘 먹어요
싫어하는 것도 먹다 보면
좋아질 거라고
우리 자기가 그랬거든요
[칼질하는 소리]
'아'
[신아가 당황해 한다]
자기, '아'
[당황한 신음]
[신아의 어색한 웃음]
[신아의 어색한 탄성]
[고진이 호응한다]
[어이없는 숨소리]
"생일 축하합니다"
[수영이 입바람을 후 분다]
[신아와 수영의 박수]
[수영의 웃음]
(신아) 생일 축하드려요!
감사해요
생일 축하해요
(고진) 근데 봄에
태어나신 것 같진 않은데
[어색하게 웃으며] 그런가요?
저 두 분 연애 스토리
너무 궁금해요
(수영) 신아 씨는
노 대표님 어디가 좋았어요?
네?
(신아) 어…
[어색하게 웃으며] 어…
어디가 좋았을까요?
[어색한 웃음]
성격이죠!
성격이 하도 개차…
착하시고 멋있으시잖아요
[신아의 어색한 웃음]
아…
[멋쩍은 웃음]
노 대표님은요?
신아 씨 어디가 좋았어요?
예전 기억은 잘 안 나지만
아마도 미모겠죠
난 이렇게 예쁜 사람은
태어나서 처음 봤거든요
병실에서 본 순간
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
[피식 웃는다]
하지만
내가 이 사람에게 정말 반한 건
[긴장되는 음악]
내 곁에 있어 준 거죠
(고진) 아무도 없는
원래 혼자였던 내 곁을
항상 지켜 줬어요
이 사람은 날 버리지 않았어요
(수영) 여기 커피 좀 더 주세요
[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]
(웨이터) 실례하겠습니다
(신아) 앗, 뜨거워!
(웨이터) 죄송합니다, 고객님
괜찮으세요?
[신아의 신음]
- (고진) 괜찮나요?
- (신아) 네…
뭐 하시는 거예요, 조심하셔야죠!
[긴장되는 음악]
(웨이터) 죄송합니다
정말 죄송합니다, 고객님
아, 괘, 괜찮아요
안 데었어요? 괜찮아?
(신아) 안 데었어요
저, 저,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
(웨이터) 아, 죄송합니다
정말 죄송합니다
[신아의 아픈 탄성]
[한숨]
아니, 근데 왜 화를 내?
누가 보면 진짜 약혼녀인 줄…
(고진) 아무도 없는
원래 혼자였던 내 곁을
항상 지켜 줬어요
혼자 외로웠겠다
[잔잔한 음악]
우리 여기 같이 온 적 있어요
(수영) 그때도 이 자리에 앉았는데
(고진) 그래요?
난 전혀 기억이 없는데
기억이 돌아왔을 땐
어쩌시겠어요?
만약에
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요
(고진) 설령 내가 기억 못 하는
사랑이 있었다 해도
그건 바람이겠죠
아무 흔적 없이 지나가 버린 바람
바람도 사정이 있을 수 있잖아요
피치 못할 사정
변명이겠죠
집착이거나
[한숨 쉬며] 왜 이렇게
안 오는 거야?
(수영) 차라리
내 손이 데었으면 좋겠어요
마음은 보이지 않으니까
[슬픈 음악]
안 보여요?
데인 내 마음
제발 기억 좀 해 봐요
[수영의 힘없는 발소리]
[흐느낀다]
이게 뭐예요?
손수건 값 대신
[밝은 음악]
[수영의 놀란 숨소리]
[살짝 웃는다]
예쁘다
[고진의 웃음]
[수영과 고진의 웃음]
(고진) 음…
음, 이쁘다!
- (수영) 이뻐?
- (고진) 응
(고진) 보자
(고진) [손뼉 치며] ♪ 생일
축하합니다 ♪
♪ 생일 축하합니다 ♪
♪ 사랑하는 수영이
생일 축하합니다 ♪
[수영이 입바람을 후 분다]
[수영의 웃음]
[한숨]
[노크 소리]
[고진의 한숨]
[한숨 쉬며] 뭐죠?
아… 저, 저, 퇴근하려고요
그, 이 상자가 며칠째
계속 저기에 있어서
일단 보관장으로
치워 놓고 가겠습니다
[스위치 조작음]
됐어요
아, 치워 놓고 가겠습니다
- 됐다고요
- (신아) 아, 제가 할게요!
아니, 됐다니까!
[고진의 한숨]
(신아) [한숨 쉬며] 죄송합니다
[고진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]
[신아의 옅은 한숨]
귀걸이 어디 갔지?
(고진) 사기 친 것도 모자라서
이젠 물건까지 빼돌려요?
[어이없는 숨소리]
[고진이 문을 쾅 닫는다]
[한숨]
[문이 달칵 열린다]
[고진의 놀란 비명]
[익살스러운 음악]
뭐야
(신아) 사과하세요
이, 이거 안 놔?
(신아) 사과해요!
빨리 안 놔?
사과하라고!
(신아) 사과하라고! 사과해!
[고진의 신음]
사과하라고! 사과하라고!
사과하라고 했잖아!
[고진의 비명]
사과해, 빨리!
나한테 사과해, 사과!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[고진의 신음]
[신아의 힘주는 탄성]
(고진) 이게 미쳤나, 진짜!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비명]
[신아가 놀란 숨을 들이켠다]
[고진의 거친 숨소리]
(고진) 너 진짜 미쳤어?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[고진의 비명]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(고진) [놀라며] 어?
넌 뒈졌어
[놀란 탄성]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비명]
(신아) 그만, 그만, 그만!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놀란 숨소리]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(신아) 야! 왜 때려! 어딜!
(고진) 야!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쿵 하고 소리가 울린다]
[쓸쓸한 음악]
[퍽]
[쿵]
[바람을 가르는 소리]
[퍽]
[고진의 비명]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야!
'야'?
(신아) 너 같은 쓰레기
더 이상은 안 참아
뭐?
(신아) 난 이제 네 비서도 아니고
인질도 아니야
[울먹이며] 나는 나야!
뭔 개소리…
그래서!
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
내가 친 사고는 갚을게
(신아) 지금은 돈 없으니까
죽기 전까지 갚으면 되잖아
고까우면 경찰에 신고하든가
소송을 하든 감옥에 처넣든!
네 마음대로 해!
[어이없는 숨소리]
(고진) 내가 요즘 너무 친절했지?
너 진짜 죽고 싶어?
이미 죽어 봤어, 이 나쁜 놈아!
[떨리는 숨소리]
사람이 백발 될 때까지 산다는 거?
그거 착각이더라
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게
그게 사는 거더라!
(신아) 나 이제 다시는
이렇게 안 살아
다시는 바보처럼 안 살아!
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
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 거야
[신아의 떨리는 숨소리]
코피 난다
[쓸쓸한 음악]
아이씨…
야!
네가 지금 정신이 좀
회까닥해 가지고
네가 뭔 짓을 했는지 모르나 본데!
너 실수한 거야
이제 끝이야, 끝!
[분한 숨소리]
[힘주는 신음]
[가쁜 숨소리]
[한숨]
[쿵쿵거리는 발소리]
[고진의 어이없는 숨소리]
(고진) 어쭈!
출근을 안 했어?
[어이없는 숨소리]
[휴대전화 진동음]
[버럭 하며] 네!
대표님?
30분까지는 광고 촬영 스튜디오로
출발하셔야 됩니다
[신아의 옅은 한숨]
[서랍을 탁 여닫는다]
(신아) 어?
[휴대전화 진동음]
[한숨 쉬며] 여보세요?
(조교) 예, 이 비서님
오늘 스튜디오로 오실 거죠?
예, 대표님 광고 촬영 끝나고
간단하게 고3 모의고사
총평을 찍으려고 하거든요
예, 근데 죄송한데
모의고사 모니터링 파일 좀
가져다주세요
저 안 가…
[통화 종료음]
[한숨 쉬며] 아
[못마땅한 숨소리]
[밝은 음악]
(은정) 야, 이거 조명도 너무
적은 거 아니야?
(조교) 저기 저 조명기…
(은정) 어, 알겠어
- (은정) 감독님
- (감독) 네
(은정) 저, 조명기가 너무 적어
좀 추가 좀 해 줘요
(감독) 아, 그래요?
이쪽이랑 조금…
(은정) 어, 아, 아…
저기, 그리고 저 조명기 있잖아요
- (감독) 네
- (은정) 너무 어두워
우리 대표님은 밝은 거 좋아하세요
(감독) 아, 그러면 약간
화이트하게 더 넣을까요?
(은정) 네, 그리고 아, 그냥 막
다 때려, 그냥 해 줘요, 그냥
(감독) 아, 전체적으로?
그리고 그쪽에 그렇게 해서…
(은정) 네, 네, 관종이시라
꼭 해 드려야 돼요
- (감독) 알겠습니다, 네
- (은정) 네, 네
(감독) 어, 거기 세팅
끝난 거니까 건들지 말아 주세요
[긴장되는 음악]
(직원들) 대표님, 안녕하십니까?
(고진) 자료 화면 잘 띄워요
진짜 강의처럼 할 거니까
쓸데없는 실수해서 내 비싼 시간
1분이라도 낭비하게 하지 마세요
(조교) 네, 알겠습니다
(촬영 담당) 10분 뒤에
강의하는 모습부터 촬영하겠습니다
(신아와 조교) 안녕하세요?
- (조교) 아, 감사합니다
- (신아) 네
이, 자료가 이게 다예요?
(촬영 담당) 대표님, 무대 위로
좀 올라와 주세요
[스태프가 말한다]
(스태프) 화면 좀 틀어 주세요
(촬영 담당) 네, 감사합니다
조명 좀 이쪽으로 맞춰 주세요
어, 거기로
네, 네
[고진의 헛기침]
(고진) 안녕하십니까?
노고진입니다
[덜컹덜컹]
[퍽]
[날카로운 효과음]
[쿵]
[사람들의 비명]
[은정의 놀란 숨소리]
(조교) 아니…
갑자기…
[고진과 신아의 신음]
[신아와 고진의 신음]
아이고, 어, 어떡해
어떡해, 어떡해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(신아) 어머…
대표님, 괜찮으세요?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어디 다치셨어요?
[잔잔한 음악]
네?
괜찮으세요?
[소리가 울린다]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대표님!
[소리가 울린다]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아니, 어디 아파요?
[소리가 울린다]
(고진) 아픈 건 당신이잖아
근데 왜 내가 아프지?
당신…
뭐야?
[감성적인 음악]
자막: 박서현
[차 문이 탁 열린다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멀어지는 발걸음]
[헛기침]
(고진) 처음 해 봐요?
키스
[익살스러운 음악]
아, 아니요, 해 봤거든요!
그러니까
(고진) 그러니까 우린 각자
역할에 따른 쇼를 한 것뿐입니다
[익살스러운 음악]
한마디로 쇼타임
쩝
쇼를 했으니 대가를 지불해야겠죠
난 상식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서
음…
빚 탕감으로 하죠
1억, 어때요?
세상에서 가장 비싼 3초
[어이없는 숨소리]
저기…
(고진) 물론 사과도 필요하시겠죠
계약서에 따라 을은 갑의 충실한
약혼녀 역할 이행을 약속했고
약혼녀임을 알려야 했던
상황에서 일어난 해프닝입니다
결코 갑은 을의 인권을 침해하거나
모욕을 줄 의사가 없었으며
만약 을이 갑의 의도와는 무관하게
모욕을 받았다면
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
[신아의 어이없는 숨소리]
[차 문이 달칵 열린다]
[한숨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성난 숨소리]
"주차장"
[떨리는 숨소리]
사과는
그렇게 하는 게 아니지 않나요?
[한숨]
이렇게 하는 거죠
미안합니다
[잔잔한 음악]
내 실수였어요
[당황한 숨소리]
(고진) 인사하세요
내 약혼녀 이신아 씨
[물을 조르르 따른다]
알고 있었어, 노 대표 약혼?
왜 얘기 안 했어?
죄송합니다
사발모 참석 이후에
말씀드리려 했습니다
약혼녀가 비서라는 것도 알았어?
그건 정말 몰랐습니다
알았어, 그만 가 봐
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
좀 더 있고 싶어
네
[문이 달칵 열린다]
[문이 달칵 닫힌다]
[휴대전화 진동음]
네
경찰서요?
[자동차 리모컨 작동음]
(수영) 비서님…
회장님께서 이렇게
전하시라고 하셨습니다
아버지가요?
(비서) 다음에는 학력 위조로
끝나지 않는다고
그놈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고
그리고 결혼 날짜도 정해졌다고
전하라 하셨습니다
약혼자님 내일
한국에 들어오신답니다
[무거운 음악]
[사이렌 소리]
내가 그런 거 아니야
나 속인 적 없어, 나…
나 학력 위조 같은 거 한 적 없어
알아, 네가 안 그런 거
(수영) 나 너 믿어, 근데
더는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
그게 무슨 말이야?
나 결혼해
결혼할 사람이 있어
- 뭐?
- (수영) 너랑 나
이제 꿈에서 깨야 될 시간이야
(수영) 처음부터
잘못된 만남이었어
우린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
너랑 같이 있으면
내 인생에도 꼬리표처럼
따라다니겠지?
'학력 위조한 거짓 강사 노고진'
'고졸 사기꾼' 말이야
나 사기꾼 같은 거 아니야!
(수영) 오늘까지야
너와 이 비를 함께 맞는 건
[고진의 다급한 숨소리]
안 돼, 못 헤어져
(고진) 이러지 마, 수영아
놔 줘
안 돼, 못 놔
나…
너 없이 못 살아
[떨리는 숨소리]
(수영) 아니
너 나 없이도 잘 살 거야
너 원래 혼자잖아
우리 쿨하게 헤어지자
[수영의 떨리는 숨소리]
[흐느낀다]
[달그락]
내가 널 어떻게 지켰는데
(수영) 괜찮아
[떨리는 숨소리]
넌 날 기억하게 될 거고
우린 다시 사랑하게 될 거니까
[신아의 못마땅한 숨소리]
[익살스러운 음악]
[한숨 쉬며] 그래
쇼야, 쇼
(신아) 다 연기야
그거 말고 뭐가 더 있어?
[숨을 깊게 들이쉰다]
[한숨]
아니, 근데 거기서
돈 얘기가 왜 나와?
'빚 탕감'이 왜 나오는데?
뭐, 세상에서 가장 비싼 3초? 참…
아, 진짜 사람을 뭐로 보고!
[계수기 작동음]
[계수기 알림음]
[쾅]
[쓸쓸한 음악]
빚만 갚으면 되지
1억이나 탕감해 줬는데
씨…
[떨리는 숨소리]
아니, 그래도 사과를 먼저 나…
한테 했네?
어, 너무 잘했지, 사과
[한숨 쉬며] 근데 왜 이렇게
화가 나지?
[떨리는 숨소리]
[잔잔한 음악]
(고진) 미안합니다, 내 실수였어요
'실수'…
[한숨 쉬며] 실수 맞지
화…
많이 났을까?
[숨을 들이켠다]
아, 또 왜
빚 탕감 얘기를 해 가지고, 씨
[한숨]
[고진이 숨을 후 내뱉는다]
[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]
[신비로운 음악]
어?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[옅은 한숨]
[심장 박동 소리가 커진다]
[거친 숨소리]
[잔잔한 음악]
뭐야…
왜 이래? 뭐야, 이거
[떨리는 숨소리]
[한숨]
[한숨]
[한숨]
[옅은 한숨]
[문이 탁 닫힌다]
[하품하며] 아침부터 뭐 해?
(옥희) [놀라며] 백화점에서
또 질렀어?
(신아) 아니, 이거 돌려줘야 돼
왜 돌려줘?
[놀라며] 야, 나 늦겠다
나 먼저 씻을게
[옥희의 의아한 신음]
돌려준다고?
[문이 탁 닫힌다]
[코웃음 치며] 말이 되는
소리 해라
또 기부하려는 거 내가 모를까 봐?
이번에는 절대로 안 되지
[옥희의 들뜬 탄성]
이쁘다
내일 오디션 때 써야지
[옅은 탄성]
- (직원) 안녕하십니까?
- (황 씨) 안녕하십니까?
아니, 저 양반이 오늘은
왜 혼자 내리지?
[고진의 헛기침]
[쓸쓸한 음악]
[다가오는 발걸음]
(신아) 안 들어가세요?
[깜빡거리는 효과음]
[익살스러운 음악]
[고진의 놀란 탄성]
[신아의 놀란 탄성]
[고진의 놀란 숨소리]
(고진) [놀라며] 아, 아니, 아니
왜 거기에 있습니까?
네?
[놀란 숨을 들이켜며] 그리고
왜 이렇게 늦어요?
비서의 기본 자세는
그, 정확히 출근 시간을 지키고
(고진) 그러는 거 아닙니까?
제때 딱, 딱! 어?
이래서 언제 빚을 다 갚나?
아, 대표님이 먼저 출근하신다고
저한테 문자 한 통이라도 주셨으면
제가 댁까지 안 갔을 거고
그러면 더 일찍 출근했을 겁니다
그리고 출근 시간
아직 20분이나 남았습니다
비서한테 출근 시간이
어디 있어요?
[당황한 숨소리]
[문이 탁 닫힌다]
(고진) 거기서 왜 또
빚 얘기를 꺼내, 왜!
[노크 소리]
[고진의 다급한 숨소리]
[고진의 헛기침]
뭐죠?
사교육 발전 모임 때 입었던
옷, 구두, 액세서리입니다
그래서요?
돌려드리는 겁니다
[숨을 들이켜며] 내가 언제
이걸 돌려…
그래서 지금 나보고 이걸
들고 가라는 겁니까?
(고진) 세상에, 어느 을이 갑한테
이렇게 일을 시키나?
[한숨]
제가 댁에 갖다 놓겠습니다
(고진) 잠깐
이것도
집에서 읽을 거니까
[한숨]
[상자를 쿵 내려놓는다]
왜요?
뭐, 불만 있습…
[책상을 쾅 내리친다]
[잔잔한 음악]
[음악이 뚝 끊긴다]
머리카락이요
[닭 울음소리 효과음]
(신아) 옷에 붙어 있었습니다
근데 눈은 왜 감으세요?
아, 아니, 그…
눈에 뭐가 들어가서
그럼…
[신아의 힘겨운 신음]
[문이 탁 열린다]
[문이 탁 닫힌다]
[한숨 쉬며] 아, 쪽팔려
[노크 소리]
[문이 달칵 열린다]
형
[문이 탁 닫힌다]
[마우스 휠 조작음]
[마우스 클릭음]
(희철) 아, 그런 얘기가 있던데
스파이
[은정의 놀란 헛기침]
(차배와 미쉘) 스파이?
[은정의 헛기침]
[흥미진진한 음악]
박 대표 스파이가 고탑에 있대
(희철) 그 스파이가
노 대표 문제집을 빼돌렸다는 거지
(차배) 에이, 설마
그래, 그건 좀 오버다
오버인지 아닌지는 보면 알지, 어?
어쨌든 뭐
곧 조사하면 나오지 않겠어?
(희철) 노 대표가 가만히
당하고 있을 위인이 아니잖아
자기 연구 팀부터
아작을 내겠지, 에헴!
어머, 어디 아프세요?
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?
[당황한 웃음]
[떨리는 목소리로] 아니에요
누가 보면 오해하겠어요
[미쉘의 웃음]
말이면 다인 줄 알아요?
[가쁜 숨소리]
오해는 무슨 오해요
(은정) [떨리는 목소리로]
너무하네, 진짜
(조교) 실, 실장님!
[문이 탁 닫힌다]
[직원들이 술렁인다]
(미쉘) 아니, 나는 병자라고
오해하겠다는 건데
[소리치며] 왜 화를 내?
아유, 그냥, 입조심 좀
(희철) 창백한 사람한테
아프다는 건 아니지
그, 쉘리 씨가 내가 봐도
좀 심했어
(미쉘) 아, 아…
[희철의 한숨]
- (미쉘) 참…
- (희철) 아, 맞다
그, 쉘리 씨
버지니아 주립대 나왔다 그랬지?
네, 뭐…
[어색한 웃음]
근데 왜요?
아, 아니, 내 그, 조카가
거기 지원을 한다 그래 가지고
[어색하게 웃으며] 그래요?
내가 뭐 궁금한 거 있으면
내가 우리 쉘리 씨한테
단도직입적으로 내가 물어볼게
(미쉘) 음, 네
[차배의 웃음]
버지니아에 우리 친척 살아
나한테 물어봐
(희철) 넌 버짐이나 지워
- (차배) 에이, 정말…
- (희철) 버짐이 너무 피었어
- (희철) 범벅이야
- (차배) 아유, 그거…
[문이 탁 닫힌다]
[의미심장한 음악]
[한숨]
(고진) 널 봤어
(세기) 응?
[무거운 효과음]
[어두운 음악]
(고진) 내가 본 사람이 정말
세기 네가 맞는지
수백 번, 수천 번 생각했어
차라리 진짜 기억 상실이고 싶어
이건 너무 끔찍한 악몽이니까
왜 그랬어?
도대체 왜…
날 봤다고?
[떨리는 목소리로] 너…
출근하는 거 봤다고
아
[살짝 웃는다]
차 마시자
무슨 일이야?
(세기) 응
형도 일품에듀 기사 봤지?
그 사건에 대해서
형이 뭔가 아는 게 있나 싶어서
쓰읍, 형이 만든 교재가
유출된 게 분명한데
[피식 웃으며] 어떻게 그렇게
오류가 많을 수가 있지?
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
나는 기억 상실인데
그렇지
[세기가 숨을 쓰읍 들이켠다]
참, 그때 형이 그랬잖아
음, 뭔가 엄청 재밌는 일이
벌어질 것 같다고
(세기) 그래서 사발모에
꼭 가고 싶다고
쓰읍, 그 말이 이상하게
머릿속에서 떠나지가 않더라고
마치 형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
다 알고 있는 사람 같은
느낌이랄까?
[의미심장한 음악]
[살짝 웃는다]
그럴 리가
[옅은 한숨]
[문이 탁 닫힌다]
수고하세요
들어가세요
[종이 넘기는 소리]
[한숨]
[통장을 툭 던진다]
[문이 탁 열린다]
[세기의 옅은 한숨]
이게 뭡니까?
내 전 재산 다 털어 왔으니까
이제 대표님이 나 책임지세요
[밝은 음악]
[고진의 헛기침]
(세기) 커피 드세요
[고진의 힘겨운 신음]
(고진) '생큐'
[세기의 깊은 한숨]
[마우스 클릭음]
(고진) 자, 그러면 이제
극대와 극소를 찾기 위해서
f'(x)의 그래프의 개형을
그려 보겠습니다
익스포넨셜 x를 제외하고…
(세기) 형, 잠시만
(세기) 준비됐어?
간다
형, 형, 형!
[세기의 신난 웃음]
- (고진) [놀라며] 어, 어!
- (세기) 됐다!
(고진) 됐어, 됐어!
됐다, 우와, 와!
[세기의 신난 웃음]
[소리가 울린다]
- (고진) 됐어!
- (세기) 아, 역시 우리가 해냈다!
[고진과 세기의 웃음]
[의미심장한 음악]
(고진) 처음부터 다 거짓이었을까?
왜…
[떨리는 숨소리]
도대체 왜…
[슬픈 음악]
[흐느낀다]
[문이 달칵 열린다]
[고진의 흐느끼는 숨소리]
대표님
대표님, 괜찮으세요?
(고진) [흐느끼며] 10초만…
[떨리는 목소리로] 아니…
1분만…
[떨리는 숨소리]
[불안한 숨소리]
[의자가 끌린다]
"고탑"
[은정의 다급한 숨소리]
(조교) 실장님, 어디 가세요?
(은정) 어, 나 몸이 안 좋아서
조퇴하니까 그렇게 알아
[은정의 놀란 탄성]
(세기) 마 실장님
잠깐 얘기 좀 하실까요?
[긴장한 숨소리]
(세기) 저는 마 실장님 이해합니다
실장님께서 얼마나 촉망받는
강사였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
아마 결혼으로
그만두지 않으셨다면
지금쯤 엄청난
일타강사가 되셨겠죠
하지만 결혼 후 경력도 단절되시고
강사가 아니라 조교로서
다시 이곳에 돌아오신 그 마음이
얼마나 서글프셨을지
너무 이해가 됐어요
[훌쩍인다]
게다가 엄마로서
아들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
전남편의 빚까지
떠안으셔야 했으니까요
저는 그 누구도
이번 일로 마 실장님을
손가락질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
마 실장님 고통의 십분의 일
아니, 만분의 일도 모르니까요
[울음]
[은정이 흐느낀다]
[훌쩍이며] 저도 일부러
그러려던 건 아니에요
맨날 빚쟁이들이 돈 달라고 하는데
돈은 없고
정말 뭐라도 해야 했어요
(은정) 그때 마침 박 선배님이
일품에듀에서
강사를 시켜 주신다고…
저라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
[울먹이며 호응한다]
하지만 노 대표님은
[어두운 음악]
절대 용서하지 않으시겠죠
[겁먹은 숨소리]
[흐느낀다]
(세기) 마 실장님
실장님께서 저를 도와주신다면
저도 실장님을 돕겠습니다
예?
[놀란 숨을 들이켠다]
[마우스 휠 조작음]
[양태의 탄성]
으악, 악!
[성난 숨소리]
(박 조교) 교재를 전부
환불 조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
[익살스러운 음악]
환불, 환불?
전부 다?
예
마 실장, 마 실장, 마 실장
이 멍청이, 이 멍청이!
마 실장 어디 갔어?
당장 오라 그래, 당장!
[문이 달칵 열린다]
(은정) 선배님?
(양태) [놀라며] 어?
진짜 왔어, 진짜!
[양태의 놀란 숨소리]
(은정) 저…
그, 제가…
[난감한 숨소리]
[양태의 웃음]
[양태의 웃음]
(양태) 어머, 호랑이도 제 말 하면
온다더니, 어흥!
이제 어떡해?
이 피해를 어떻게 할 거야?
어? 입이 있으면 말을 해!
어? 말을 해 보라고!
[문이 달칵 열린다]
[양태의 놀란 탄성]
[양태의 가쁜 숨소리]
[문이 탁 닫힌다]
마은정, 너!
(세기) 안녕하세요, 대표님?
고탑교육 부대표 오세기입니다
아, 마 실장님은
그만 가셔도 좋습니다
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
[떨리는 목소리로] 선배님
전 최선을 다했어요!
(양태) 가지 마, 마 실장! 씨…
[문이 탁 닫힌다]
(세기) 잠시 비켜 주시겠습니까?
(박 조교) 아…
예
(세기) 이야, 사무실 좋네요
마 실장님께 다 들었습니다
몰라, 난 몰라
증거 있어, 어?
내가 가져갔다는 증거 있냐고!
증거라는 건
조사하면 다 나오는 거죠
이것들이 어디서 개수작질들이야!
(양태) 야, 넌 빠져
노고진 그 청소부 양아치
그 새끼 오라 그래!
제가 빠지면 박 대표님께
좋을 게 없을 것 같은데요?
(세기) 노 대표님 성정 아시죠?
소송전이 벌어질 텐데
감당할 수 있으실까요?
[의미심장한 음악]
저희는 이미
마 실장님의 자백을 확보했는데
[살짝 웃는다]
하지만 박 대표님과 제가
좋은 친구가 된다면
그런 불행한 일은
발생하지 않겠죠?
- (은희) 샌드위치 나왔습니다
- (신아) 감사합니다
(은희) 안녕히 가세요
(혜선) 쟤 뭔가 달라 보인다
(은희) 그렇지?
아니, 전에는 애가
떠다니는 먼지처럼
있는지 없는지 티도 안 나더니
지금은 뭔가 되게 있어 보여
쓰읍, 막, 아우라가 느껴진달까?
네, 청담동 사모님 같아요
(소라) 아, 완전 고급져요
[소라의 설레는 숨소리]
안 무거워요? 내가 들어 줄까요?
수영 씨!
[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수영) 우리 그날 많이 놀랐죠?
(신아) [웃으며] 네
신아 씨가
노 대표님 약혼녀일 줄은 몰랐어요
아, 죄송해요
(수영) 아, 뭐가 죄송해요
나도 백에듀 대표라고
말 안 했는데
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
(수영) 이 여자 어디가 좋았니?
왜, 왜요?
나 첫사랑을 만났어요
첫사랑이요?
(신아) 아, 그때
빌려주신 원피스, 그분?
네
그 사람 만나기 위해서
12년을 기다렸거든요
12년이나요?
[놀라며] 우와! 진짜 멋있으시다
근데
그 남자한테 약혼녀가 있어요
(수영) 혼자서 얼마나
외로웠겠어요
근데 막상 그 사람 옆에
다른 여자가 있는 걸 보니까
가슴이 너무 아팠어요
게다가 그 여자
내가 아는 여자였거든요
진짜요?
신아 씨라면 어쩌겠어요?
당연히 포기하면 안 되죠!
내일 당장
내가 죽을 수도 있잖아요
'내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'
좋은 말이네요
(수영) 맞아요, 나…
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
그 사람 포기 안 할 거예요
그 사람만이 날
행복하게 해 줄 수 있으니까
네, 저도 응원할게요, 파이팅!
[고진의 한숨]
[힘겨운 숨소리]
(신아) 약 드세요
아프면 빚은 언제 다 받나요?
[잔잔한 음악]
[고진이 흐느낀다]
[피식 웃는다]
[휴대전화 진동음]
[의미심장한 음악]
(세기) 자
[탁]
(양태) 으음, 아직은 아니지
저를 못 믿으시는군요?
노차반의 꼬붕이를 어떻게 믿나?
조력자는 보통 그 꼬붕이죠
[양태의 웃음]
[세기가 피식 웃는다]
[양태의 힘주는 소리]
이게 뭐야?
(세기) 싱크아카데미 장 대표님이
오늘내일하시잖아요
장 대표님 쓰러지시고
노 대표님이 싱크아카데미를
인수 합병 하기 위해
6개월 동안 공들인
인수 합병 조건입니다
참고하시면 일품에듀가
싱크아카데미를
가져갈 수도 있겠죠?
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?
[핸드 브레이크 조작음]
[차 문이 탁 열린다]
[다가오는 발걸음]
[안전벨트를 딸깍 푼다]
[신아의 옅은 한숨]
[한숨]
이거 어디에 둘까요?
(고진) 뭐, 저기 아무 데나 둬요
(신아) 전 그만 퇴근하겠습니다
냉장고에 반찬 만들어 놨으니까
덜어서…
하루 지난 반찬 안 먹어요
다 새로 하세요
[밝은 음악]
[한숨]
저, 그럼 퇴근하겠습니다
(고진) 잠깐
그럼 설거지는 누가 해요?
내가 하나?
제가 해야죠
[접시가 달그락거린다]
(신아) 그럼 퇴근하겠습니다
(고진) 벌써 간다고요?
네?
아니, 지금 거실이 지금 이렇게
더러운데 어디를 갑니까?
빨리 청소하세요
지금이요?
네, 지금, 당장, 바로
(신아) 다 했습니다
(고진) 드레스 룸은요?
난 드레스 룸이 더러우면
잠을 못 자
[한숨 쉬며] 네
다 했습니다
[한숨]
(고진) 서재도 더러워요
난 서재가 더러우면 잠을 못 자
(신아) 서재도 치웠고요
침실도 치웠고요
화장실도 치웠어요
그리고 지금 11시가 넘었습니다!
언제 그렇게 됐지?
[헛기침하며] 그런 정신 상태로
언제 빚을 다 갚나?
(고진) 그리고 앞으로는 12시까지
퇴근 못 하니까
준비 딱 하고 오세요
[문을 탁 닫는다]
치, 그놈의 돈, 돈, 돈! 진짜…
중요한 게 돈밖에 더 있겠어?
[문이 드르륵 열린다]
(신아) 어디 가세요?
콜라 사러요
콜라요?
콜라 안 좋아하시잖아요
안 좋아하면 먹으면 안 됩니까?
뭐 해요? 안 가요?
아… 네, 가요
[한숨]
콜라 사러 안 가세요?
[작은 목소리로] 뭐야…
[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]
(신아) 그럼…
[고진의 헛기침]
[차 문이 탁 닫힌다]
[자동차 엔진음]
(신아) 왜 안 가?
아, 집중
한번 집중하면
지구가 세 쪽이 나도 모르지
[잔잔한 음악]
이 집이 이렇게 컸나?
[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[버튼 조작음]
드세요
고맙습니다
사실 노 대표님 기다렸어요
하실 말씀 있으시면
전화로 하시지 그러셨어요
(고진) 약혼녀가 불편해할까 봐
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는 거
별로거든요
신아 씨가 질투가 많은가 봐요?
나 신아 씨랑 친구예요
그래서 사실 그날 많이 놀랐어요
신아 씨가 노 대표님 약혼녀라서
강릉에서 처음 만났는데
제 첫사랑이 준 원피스까지
빌려준 사이거든요
[살짝 웃는다]
보통 인연은 아니죠?
참, 이번 주말에
다 같이 저녁 식사 어때요?
두 분 약혼 축하해 드리고 싶은데
그날이 제 생일이기도 하고요
생일이시라고요?
네
생일인데 거절하진 않으실 거죠?
좋습니다
약혼녀랑 같이 가죠
제가 좋은 곳으로 모실게요
75도, 확인했습니다
(고진) 이신아 씨
주말 저녁 시간 비워 두세요
네?
같이 저녁 먹읍시다
- 저요?
- (고진) 네
왜, 왜요?
백수영 씨가 초대했어요
아…
네?
(신아) 아니, 그러면
수영 씨 앞에서
또 약혼녀 연기를 하라는 거예요?
왜, 싫어요?
- 싫죠, 당연히!
- (고진) 아니, 왜 싫어요?
나처럼 잘생기고 똑똑하고 돈 많은
그런 멋진 남자 약혼녀
연기하는 게 왜 싫어요, 왜?
[작은 목소리로] 아유
저 왕자병, 진짜…
아, 죄송하지만 전 안 가겠습니다
백 대표님께는 제가 연락드릴게요
[고진이 숨을 깊게 들이켠다]
(고진) '계약서 제2조'
[익살스러운 음악]
'갑에 대한 금전적 채무에 대해'
'을은 갑의 인질이 되어
노동으로 상계한다'
그 첫 번째
'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
약혼녀 연기와 역할 수행을'
'성실히 임한다'
벌써 잊었어요?
그런 정신으로 언제 빚은 다 갚나?
[한숨]
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신아) 근데 저희밖에 없네요?
두 분 위해서 제가 빌렸어요
여기를 다요?
(수영) 네
우와…
두 분은 여기 처음 오세요?
네
네, 처음이에요
아…
(고진) 재벌이라
스케일이 다르시네요
부담스러워서
밥 먹다가 체하겠어요
재벌이라서가 아니라
제 마음이죠
(수영) 이 집에서 제일
유명한 메뉴로 미리 주문했어요
맛있게 먹어요
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
잘 먹겠습니다
양파 빼 달라고 했는데…
왜요?
양파 싫어하잖아요
(고진) 아, 예전에는
그랬다고 하더라고요
근데 지금은 잘 먹어요
싫어하는 것도 먹다 보면
좋아질 거라고
우리 자기가 그랬거든요
[칼질하는 소리]
'아'
[신아가 당황해 한다]
자기, '아'
[당황한 신음]
[신아의 어색한 웃음]
[신아의 어색한 탄성]
[고진이 호응한다]
[어이없는 숨소리]
"생일 축하합니다"
[수영이 입바람을 후 분다]
[신아와 수영의 박수]
[수영의 웃음]
(신아) 생일 축하드려요!
감사해요
생일 축하해요
(고진) 근데 봄에
태어나신 것 같진 않은데
[어색하게 웃으며] 그런가요?
저 두 분 연애 스토리
너무 궁금해요
(수영) 신아 씨는
노 대표님 어디가 좋았어요?
네?
(신아) 어…
[어색하게 웃으며] 어…
어디가 좋았을까요?
[어색한 웃음]
성격이죠!
성격이 하도 개차…
착하시고 멋있으시잖아요
[신아의 어색한 웃음]
아…
[멋쩍은 웃음]
노 대표님은요?
신아 씨 어디가 좋았어요?
예전 기억은 잘 안 나지만
아마도 미모겠죠
난 이렇게 예쁜 사람은
태어나서 처음 봤거든요
병실에서 본 순간
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
[피식 웃는다]
하지만
내가 이 사람에게 정말 반한 건
[긴장되는 음악]
내 곁에 있어 준 거죠
(고진) 아무도 없는
원래 혼자였던 내 곁을
항상 지켜 줬어요
이 사람은 날 버리지 않았어요
(수영) 여기 커피 좀 더 주세요
[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]
(웨이터) 실례하겠습니다
(신아) 앗, 뜨거워!
(웨이터) 죄송합니다, 고객님
괜찮으세요?
[신아의 신음]
- (고진) 괜찮나요?
- (신아) 네…
뭐 하시는 거예요, 조심하셔야죠!
[긴장되는 음악]
(웨이터) 죄송합니다
정말 죄송합니다, 고객님
아, 괘, 괜찮아요
안 데었어요? 괜찮아?
(신아) 안 데었어요
저, 저,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
(웨이터) 아, 죄송합니다
정말 죄송합니다
[신아의 아픈 탄성]
[한숨]
아니, 근데 왜 화를 내?
누가 보면 진짜 약혼녀인 줄…
(고진) 아무도 없는
원래 혼자였던 내 곁을
항상 지켜 줬어요
혼자 외로웠겠다
[잔잔한 음악]
우리 여기 같이 온 적 있어요
(수영) 그때도 이 자리에 앉았는데
(고진) 그래요?
난 전혀 기억이 없는데
기억이 돌아왔을 땐
어쩌시겠어요?
만약에
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요
(고진) 설령 내가 기억 못 하는
사랑이 있었다 해도
그건 바람이겠죠
아무 흔적 없이 지나가 버린 바람
바람도 사정이 있을 수 있잖아요
피치 못할 사정
변명이겠죠
집착이거나
[한숨 쉬며] 왜 이렇게
안 오는 거야?
(수영) 차라리
내 손이 데었으면 좋겠어요
마음은 보이지 않으니까
[슬픈 음악]
안 보여요?
데인 내 마음
제발 기억 좀 해 봐요
[수영의 힘없는 발소리]
[흐느낀다]
이게 뭐예요?
손수건 값 대신
[밝은 음악]
[수영의 놀란 숨소리]
[살짝 웃는다]
예쁘다
[고진의 웃음]
[수영과 고진의 웃음]
(고진) 음…
음, 이쁘다!
- (수영) 이뻐?
- (고진) 응
(고진) 보자
(고진) [손뼉 치며] ♪ 생일
축하합니다 ♪
♪ 생일 축하합니다 ♪
♪ 사랑하는 수영이
생일 축하합니다 ♪
[수영이 입바람을 후 분다]
[수영의 웃음]
[한숨]
[노크 소리]
[고진의 한숨]
[한숨 쉬며] 뭐죠?
아… 저, 저, 퇴근하려고요
그, 이 상자가 며칠째
계속 저기에 있어서
일단 보관장으로
치워 놓고 가겠습니다
[스위치 조작음]
됐어요
아, 치워 놓고 가겠습니다
- 됐다고요
- (신아) 아, 제가 할게요!
아니, 됐다니까!
[고진의 한숨]
(신아) [한숨 쉬며] 죄송합니다
[고진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]
[신아의 옅은 한숨]
귀걸이 어디 갔지?
(고진) 사기 친 것도 모자라서
이젠 물건까지 빼돌려요?
[어이없는 숨소리]
[고진이 문을 쾅 닫는다]
[한숨]
[문이 달칵 열린다]
[고진의 놀란 비명]
[익살스러운 음악]
뭐야
(신아) 사과하세요
이, 이거 안 놔?
(신아) 사과해요!
빨리 안 놔?
사과하라고!
(신아) 사과하라고! 사과해!
[고진의 신음]
사과하라고! 사과하라고!
사과하라고 했잖아!
[고진의 비명]
사과해, 빨리!
나한테 사과해, 사과!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[고진의 신음]
[신아의 힘주는 탄성]
(고진) 이게 미쳤나, 진짜!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비명]
[신아가 놀란 숨을 들이켠다]
[고진의 거친 숨소리]
(고진) 너 진짜 미쳤어?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[고진의 비명]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(고진) [놀라며] 어?
넌 뒈졌어
[놀란 탄성]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비명]
(신아) 그만, 그만, 그만!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신아의 놀란 숨소리]
[신아의 힘주는 신음]
(신아) 야! 왜 때려! 어딜!
(고진) 야!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[고진의 힘주는 신음]
[쿵 하고 소리가 울린다]
[쓸쓸한 음악]
[퍽]
[쿵]
[바람을 가르는 소리]
[퍽]
[고진의 비명]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야!
'야'?
(신아) 너 같은 쓰레기
더 이상은 안 참아
뭐?
(신아) 난 이제 네 비서도 아니고
인질도 아니야
[울먹이며] 나는 나야!
뭔 개소리…
그래서!
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
내가 친 사고는 갚을게
(신아) 지금은 돈 없으니까
죽기 전까지 갚으면 되잖아
고까우면 경찰에 신고하든가
소송을 하든 감옥에 처넣든!
네 마음대로 해!
[어이없는 숨소리]
(고진) 내가 요즘 너무 친절했지?
너 진짜 죽고 싶어?
이미 죽어 봤어, 이 나쁜 놈아!
[떨리는 숨소리]
사람이 백발 될 때까지 산다는 거?
그거 착각이더라
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게
그게 사는 거더라!
(신아) 나 이제 다시는
이렇게 안 살아
다시는 바보처럼 안 살아!
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
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 거야
[신아의 떨리는 숨소리]
코피 난다
[쓸쓸한 음악]
아이씨…
야!
네가 지금 정신이 좀
회까닥해 가지고
네가 뭔 짓을 했는지 모르나 본데!
너 실수한 거야
이제 끝이야, 끝!
[분한 숨소리]
[힘주는 신음]
[가쁜 숨소리]
[한숨]
[쿵쿵거리는 발소리]
[고진의 어이없는 숨소리]
(고진) 어쭈!
출근을 안 했어?
[어이없는 숨소리]
[휴대전화 진동음]
[버럭 하며] 네!
대표님?
30분까지는 광고 촬영 스튜디오로
출발하셔야 됩니다
[신아의 옅은 한숨]
[서랍을 탁 여닫는다]
(신아) 어?
[휴대전화 진동음]
[한숨 쉬며] 여보세요?
(조교) 예, 이 비서님
오늘 스튜디오로 오실 거죠?
예, 대표님 광고 촬영 끝나고
간단하게 고3 모의고사
총평을 찍으려고 하거든요
예, 근데 죄송한데
모의고사 모니터링 파일 좀
가져다주세요
저 안 가…
[통화 종료음]
[한숨 쉬며] 아
[못마땅한 숨소리]
[밝은 음악]
(은정) 야, 이거 조명도 너무
적은 거 아니야?
(조교) 저기 저 조명기…
(은정) 어, 알겠어
- (은정) 감독님
- (감독) 네
(은정) 저, 조명기가 너무 적어
좀 추가 좀 해 줘요
(감독) 아, 그래요?
이쪽이랑 조금…
(은정) 어, 아, 아…
저기, 그리고 저 조명기 있잖아요
- (감독) 네
- (은정) 너무 어두워
우리 대표님은 밝은 거 좋아하세요
(감독) 아, 그러면 약간
화이트하게 더 넣을까요?
(은정) 네, 그리고 아, 그냥 막
다 때려, 그냥 해 줘요, 그냥
(감독) 아, 전체적으로?
그리고 그쪽에 그렇게 해서…
(은정) 네, 네, 관종이시라
꼭 해 드려야 돼요
- (감독) 알겠습니다, 네
- (은정) 네, 네
(감독) 어, 거기 세팅
끝난 거니까 건들지 말아 주세요
[긴장되는 음악]
(직원들) 대표님, 안녕하십니까?
(고진) 자료 화면 잘 띄워요
진짜 강의처럼 할 거니까
쓸데없는 실수해서 내 비싼 시간
1분이라도 낭비하게 하지 마세요
(조교) 네, 알겠습니다
(촬영 담당) 10분 뒤에
강의하는 모습부터 촬영하겠습니다
(신아와 조교) 안녕하세요?
- (조교) 아, 감사합니다
- (신아) 네
이, 자료가 이게 다예요?
(촬영 담당) 대표님, 무대 위로
좀 올라와 주세요
[스태프가 말한다]
(스태프) 화면 좀 틀어 주세요
(촬영 담당) 네, 감사합니다
조명 좀 이쪽으로 맞춰 주세요
어, 거기로
네, 네
[고진의 헛기침]
(고진) 안녕하십니까?
노고진입니다
[덜컹덜컹]
[퍽]
[날카로운 효과음]
[쿵]
[사람들의 비명]
[은정의 놀란 숨소리]
(조교) 아니…
갑자기…
[고진과 신아의 신음]
[신아와 고진의 신음]
아이고, 어, 어떡해
어떡해, 어떡해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(신아) 어머…
대표님, 괜찮으세요?
[신아의 가쁜 숨소리]
어디 다치셨어요?
[잔잔한 음악]
네?
괜찮으세요?
[소리가 울린다]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대표님!
[소리가 울린다]
[심장 박동 소리 효과음]
아니, 어디 아파요?
[소리가 울린다]
(고진) 아픈 건 당신이잖아
근데 왜 내가 아프지?
당신…
뭐야?
[감성적인 음악]
자막: 박서현